美 최대 보험사 CEO, 뉴욕 한복판서 피살… “청부살인 가능성”
미국 최대 건강보험 기업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가 뉴욕 맨해튼 도심 한복판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용의자가 도주해 아직 구체적인 살해 동기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보험사의 소극적 보상 태도에 앙심을 품었다’는 추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서 있다’고 지적받는 미 의료제도의 모순이 낳은 비극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톰슨 CEO가 4일 오전 6시 45분(현지시간) 맨해튼 미드타운 힐튼호텔 부근에서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쏜 총에 맞고 쓰러졌다고 타전했다. 범인은 소음기를 단 권총으로 등과 다리를 저격했고, 현장에서 탄피 3개가 발견됐다. 톰슨 CEO는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그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이 호텔에서 열리는 투자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Who] 살인 용의자가 된 지역 명문가 후손·명문대 졸업생
9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를 총격 살해한 루이지 만조니(26)가 붙잡혔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유명 기업인이 총격 살해 당한 사실 자체도 현지인들에게 충격을 줬지만, 살인 용의자 만조니가 메릴랜드주 저명한 가문 출신의 아이비리그 공대 졸업생인 사실이 밝혀지며 미국 사회는 더 큰 충격에 빠졌다.
1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만조니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저명한 기업가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기업가이자 부동산 개발업자로, 만조니의 가족은 지역 라디오 방송국인 WCBM과 요양보호시설인 로리엔 헬스 서비스를 소유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엘리컷시티의 컨트리 클럽을 운영하며, 사촌은 메릴랜드주의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인 니노 만조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가족은 부유함과 자선 활동으로 볼티모어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만조니는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할 만큼 엘리트였다. 그는 연 학비가 3만7690달러(약 5300만원)인 명문 사립고 ‘길먼 스쿨’을 다녔다. 고등학교에서 만조니는 로봇 동아리를 이끌고, 축구나 육상, 크로스컨트리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겨했다. 만조니의 고등학교 동창은 NYT에 “만조니는 매우 똑똑했고, 수학을 잘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면서 “그는 건강한 사교 관계를 가졌고, 그에 대한 나쁜 기억은 전혀 없다”고 회상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만조니는 펜실베이니아대에 진학해 컴퓨터 공학 전공으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상위권 컴퓨터 및 전기 공학 전공자들에게만 가입 기회가 주어지는 학술 학회 에타 카파 누(Eta Kappa Nu)의 회원일 정도로 학업 능력이 우수했다. 만조니는 대학 졸업 후 약 4개월간 스탠포드대의 예비 대학생 프로그램에서 상담사로 일했다. 만조니는 중고차 및 신차 거래 중개 사이트인 ‘트루카’와 비디오 게임 개발사 ‘픽사릭시스’에서 일한 경험도 갖고 있다.
그에게 이상징후가 포착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만조니는 작년 초 하와이에서 독서 동아리를 시작했는데, 몇몇 회원들의 그의 책 선택에 불편함을 느껴 동아리를 떠났다고 WP는 전했다. 만조니는 당시 ‘유나바머 선언문’으로 알려진 ‘산업 사회와 그 미래’라는 책을 동아리 회원들에게 제안했다. 1978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의 대학과 항공사 등에 소포로 사제폭탄을 보내 3명을 숨지게 하고 23명을 다치게 한 테러범 테드 카진스키가 쓴 책이다. 만조니는 미국 도서 리뷰 사이트 ‘굿리드’에서 카진스키에 대해 “선견지명이 있다”고 평가했다.
주변인들은 만조니가 오랫동안 척추 이상으로 고통을 겪어왔다고 증언했다. 그의 한 지인은 NYT에 “만조니는 척추 정렬이 틀어지면서 유발된 만성 허리 통증 때문에 서핑 뿐 아니라 연애를 하는 데도 지장이 있었다”면서 “결국 지난해 허리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만조니는 SNS 엑스(X·옛 트위터) 프로필로 척추에 4개의 나사가 박힌 엑스레이 사진을 걸어두고, 굿리드에 수년 간 척추 수술 관련 책을 나열해뒀다. 만조니가 체포 당시 의료 서비스보다 이윤을 우선시한다며 보험사의 행태를 비난한 선언문을 갖고 있던 점을 고려하면, 척추 통증이 그의 범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된다.
만조니는 약 6개월 전부터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만조니의 학교 친구는 만조니 가족으로부터 그가 수술 후 몇 달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NYT는 수사관들은 만조니가 연락이 두절된 6개월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체포 당시 만조니가 소지하고 있는 3페이지 분량의 선언문에서 그는 자신의 범행을 의료 업계의 부패 및 ‘파워 게임’에 대한 직접적인 도적으로 묘사했다. 경찰 수사관들은 “그가 자신을 일종의 영웅으로 생각하고 범행을 결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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